키노라이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The Spiriting Away Of Sen And Chihiro

98.44%
97% ·
8.6 ·
4.3



지금 여기서 감상

작품 정보

이사 가던 날, 수상한 터널을 지나자 인간에게는 금지된 신들의 세계로 오게 된 치히로. 신들의 음식을 먹은 치히로의 부모님은 돼지로 변해버린다. 겁에 질린 치히로에게 다가온 정체불명의 소년 하쿠. 그의 따뜻한 말에 힘을 얻은 치히로는 인간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사상 초유의 미션을 시작하는데…

예고편


감독/출연

미야자키 하야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히이라기 루미
히이라기 루미
치히로/센 목소리
이리노 미유
이리노 미유
하쿠 목소리
나츠키 마리
나츠키 마리
유바바/제니바 목소리
카미키 류노스케
카미키 류노스케
보 목소리
타마이 유미
타마이 유미
린 목소리
오오이즈미 요
오오이즈미 요
밴다이-가에루 목소리
나이토 타카시
나이토 타카시
치히로의 아버지 목소리

키노라이츠 지수

별로예요 2% 좋아요 98%

모든 리뷰
·5.0
'너의 이름은'보다 강한 메시지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애니메이션들의 특징은, 하나같이 동화를 배경으로 그 동화에 우리의 인생관을 녹여내 '어른동화'로 불린다. 그중 최고 역작이자, 아카데미와 베를린을 휩쓸고 BBC 죽기 전 봐야할 영화 상위권에 랭크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단연 최고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영화의 주인공인 '치히로'의 나이 또래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친구 딸 때문이었다. 그는 "어린이는 여러 가지 체험을 하며 어른으로 성장한다. 그런 과정이 지나지 않으면 그 다음은 오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단순히 치히로의 성장만을 담은 전체관람가용 애니메이션으로 보면 곤란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현대 사회를 향한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마녀 '유바바'가 운영하는 온천여관은 오늘날 현대 사회를 압축시켜 놓은 공간이다. '가마 할아범'을 비롯한 직원들은 온천 운영을 위해 제대로 된 휴식조차 취하지 못한 채 치열하게 일하지만, 그들에게 돌아가는 합당한 대가나 보상은 없다.

얻은 이익은 오로지 유바바 한 명의 부 축적으로 이어져 그녀의 방은 금붙이와 화려한 장식품들로 가득 차지만, 직원들은 노동에 대한 인식이 무뎌지고 있었다. '가오나시'가 여관직원들로부터 관심을 얻기 위해 사금을 꺼내 들었을 때, 여관직원들이 득달같이 달려든 것도 이 때문이다.

돈의 맛에 빠진 유바바는 치히로와 노동 계약서를 작성할 때, 그녀의 이름보다도 치히로가 자신의 부를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살폈다. 그리고 일하는 데 이름은 필요 없다며 치히로의 이름을 빼앗고 '센'이라는 다른 이름을 부여했는데, 치히로 뿐만 아니라 온천여관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자신의 이름이 없다. 오늘날 자기 이름 대신 계급과 직책 등으로 불려 몰개성화되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바로 이 여관직원들인 셈이다.

황금만능주의와 오로지 자본으로 돌아가는 사회 때문에 힘을 잃어가는 노동의 순수함과 가치, 자본주의에 잠식되어 가는 인간의 정체성, 그렇게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이들…. 우리는 '오물 신'처럼 더럽혀진 게 아닐까? 미야자키 하야오는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이 심각한 문제에 대한 해답 역시 영화 속에서 꺼내 보였다.

이전 작품 등에서 보여주었던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메시지가 다시 한 번 등장하게 된다. 유바바의 쌍둥이 언니인 '제니바'가 마법 없이 순수하게 터전을 가꾸고 그로 인해 비로소 얻게 되는 노동의 가치, 이것이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그의 인생관의 상징물이다.

다른 시각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버블경제'로 인해 노동의 가치와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일본 청년들에게 바친 헌사라고도 해석하기도 한다. 극 초반에 치히로의 아버지가 허물어진 건물들을 보면서 "90년대에 많이 계획되었다가 버블경제로 무너지면서 모두 망해버렸지"라며 남긴 말이 그 신빙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이 문제는 일본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사회에도 통용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대중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성장한다'는 표현이 어쩌면 이런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비록 현재 우리가 처한 이 상황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그 위기를 딛고 일어서고, 극복한다면 비로소 우리가 한 단계 성장하는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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