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노라이츠

유체이탈자

Spiritwalker

73.91%
- % ·
6.6 ·
2.7



영화관 상영중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지금 여기서 감상

작품 정보

교통사고 현장에서 눈을 뜬 한 남자. 거울에 비친 낯선 얼굴과 이름,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잠시 후, 또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난 남자. 그는 12시간마다 몸이 바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기 시작한다. 그가 12시간마다 몸이 바뀌었던 사람들, 가는 곳마다 나타나는 의문의 여자까지, 그리고, 이들이 쫓고 있는 한 남자, 강이안. 모두가 혈안이 되어 쫓고 있는 강이안이 바로 자신임을 직감한 남자, 자신을 찾기 위한 사투를 시작하는데…

예고편


감독/출연

윤재근
윤재근
감독
윤계상
윤계상
강이안
박용우
박용우
박실장
임지연
임지연
문진아
박지환
박지환
행려
유승목
유승목
이부장
서현우
서현우
백상사
이성욱
이성욱
유대리

키노라이츠 지수

별로예요 26% 좋아요 74%

모든 리뷰
·2.5
맛있는 플롯, 맛없는 대사

1. 1988년 영화 '다이하드'는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제한된 공간에서 다수의 테러범과 싸우는 1명의 주인공을 다루는 이야기는 전에 없던 '신박한 아이디어'였다. 이 영화가 성공한 후 '언더씨즈', '더 록' 등 제한된 공간에서 다수의 테러범과 싸우는 액션영화들이 큰 성과를 거뒀다. 리암 니슨의 '테이큰'도 '인신매매범이 여행 중인 소녀를 납치했는데 하필 그 소녀의 아버지가 개짱쎈 정보요원이었다'는 설정도 현대 액션영화에 큰 영향을 줬다. 액션영화가 잘되는 데 있어 플롯은 큰 영향을 준다. 플롯만 잘 짜도 액션영화는 반 이상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가끔 한국의 액션영화는 플롯의 중요성을 망각한다. 때려 부수기만 하면 액션이 되는 줄 아는 마이클 베이의 단순함은 차치하더라도, 때려 부수는 것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운 나라에서 플롯은 매우 중요하다.

2. '유체이탈자'는 오랜만에 보는 신박한 플롯의 액션영화다.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가 12시간마다 몸이 바뀌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그래서 몸이 바뀌는 이유를 찾아간다. 그런 이야기의 멜로영화는 있었지만, 액션영화는 처음이다. 신선한 플롯인데다 이야기 자체가 재미도 있다. 흔히 배우들에게 "이 작품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라고 물으면 높은 확률로 "책(시나리오)이 너무 재미있었다.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다 읽어버렸다"라고 답한다. 만약 '유체이탈자'를 시나리오로 받았다면 정말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을 정도로 궁금증이 생기고 결말을 알고 싶게 한다. 이는 영화가 이 재미있는 발상을 끝까지 끌고 간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재미있는 영화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신선한 플롯을 가지고 밀어붙이지만, 영화는 사소한 단점 하나가 대단히 크게 다가온다. 이는 액션영화에서 있어 플롯과 화약, 무술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3. '유체이탈자'의 사소하지만 큰 단점은, '대사가 맛이 없다'. 소위 '말맛'이라는 걸 염두해둔다면 '유체이탈자'는 말맛이 뚝 떨어지는 영화다. 인물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전형적인 문장을 내뱉고 있다. 그런 문장에도 감정을 싣고 말이 되게 만드는 건 온전히 배우들의 역량이다. 아마도 감독은 영화의 무겁고 진지한 톤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여기에 캐릭터가 말장난을 치기 시작하면 자칫 영화가 가벼워질 수 있다. '유체이탈자'에서도 말로 장난을 치는 캐릭터는 노숙자(박지환)가 유일하다. 그렇다면 말맛을 살리기 시작하면 영화가 가벼워질까? 그렇지 않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아주 어둡고 진지한 영화 '아저씨'와 '신세계'를 언급해보자.

4. '아저씨'에서 차태식(원빈)은 말이 많은 인물이 아니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악역과 주변인들은 말장난을 친다("오늘 반찬들이 죄다 잡범이네", "58년 개띠 오명규 사장님 이 개**야!" 등). 과묵한 차태식이 행동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할 때 주변인들은 대사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든다. 당연히 차태식보다 비중이 적은 이 등장인물들은 대사라는 직접적인 도구로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해야 한다. 게다가 이렇게 설정된 캐릭터는 기존의 익숙한 액션범죄영화 프레임에서 벗어난 신박한 악당이 된다. 도끼로 똘마니 뚝배기 깨고 도시락 먹는 만석이(김희원)나 불철주야 '조빼이'치라며 경찰을 격려하는 덩어리(손상경)는 대사로 재미를 더하거나 일반적인 캐릭터의 고정관념을 깨버린다. 이는 영화의 맛을 더하는 재미가 된다. '신세계'도 마찬가지다.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슬리퍼가 편하다며 그거 신고 내리는 정청(황정민)은 헐렁해보이지만, 그 자체가 '신세계'만의 독보적인 캐릭터가 된다. '신세계'는 이자성(이정재)을 중심으로 강과장(최민식), 정청, 이중구(박성웅)가 자신의 캐릭터성을 드러내 기(氣)로 눌러버린다. 그들의 기에 내내 눌려있던 이자성은 클라이맥스에 모든 사건을 정리하면서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준다.

5. 필요에 따라 캐릭터는 자신의 캐릭터성을 강하게 드러내야 한다. 그러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은 '대사'다. 특히 '아저씨'나 '신세계'의 경우 기존 장르영화의 패러다임을 깨면서 개성있고 독보적인 캐릭터를 선보인다. 그러면서도 이들 영화는 무겁고 진지한 자신만의 톤을 유지한다. '유체이탈자'는 주인공 강이안(윤계상)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안타깝게도 이 캐릭터들은 대부분 전형적이거나 캐릭터성이 흐려져있다. 이것은 배우들이 연기를 못했거나 출연분량이 적어서 생긴 일이 아니다. 단지 대사가 재미가 없었을 뿐이다. 모든 영화가 말맛을 살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성공하고 싶은 영화라면 대사에 공을 들일 필요는 분명히 있다. '아저씨'는 영화적으로 그리 좋은 영화는 아니다. 플롯조차 익숙하고 이야기의 합리성은 결여돼있다. 그러나 스펙타클한 액션과 주변인물들의 말빨에서 만들어지는 캐릭터성은 영화를 더 풍성하게 한다. 그리고 명대사는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아주 오랫동안 회자된다. 이런 사정은 '신세계'도 마찬가지다. 클라이맥스의 카타르시스 외에 정청과 이중구의 강렬한 캐릭터와 그것을 만든 대사는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다. 이는 당연히 영화의 성공을 이끌었다. 가장 단순하게 생각해서, 나는 어제 이 영화를 봤지만, 당장 머릿속에 맴도는 대사가 한마디도 없다(핫도그는 맴돈다).

6. 단점이라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소품 이슈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 극 중 진아(임지연)는 노아물산으로 찾아가면서 만약을 대비해 아는 언니에게 총을 구한다. 그렇게 구한 총이 번쩍번쩍하는 크롬색 리볼버인 것을 보고 경악했다. 국정원과 관련된 영화인데 글록이 아니라 크롬색 리볼버가 나온 건 지금 당장 진아를 죽이겠다는 의도인지 의심했다. 일단 크롬색인 것부터 어두운데서 눈에 띈다. 게다가 리볼버면 6발만 쏘면 끝이다. 혹시 진아도 '아저씨'의 차태식처럼 구체적으로 사양을 주문했어야 했나 생각했다("콜트나 토카레프 말고, 10피 넘는 반자동으로'). 영화적으로 '궁지에 몰린 진아'를 표현하려는 의도였다면 조금 과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아가 붙잡힌 상황에서는 굳이 크롬색 리볼버가 아니어도 이미 궁지에 몰려있다. 저런 총은 마이애미 뒷골목 고딩들도 별로라며 안 쓸 총이다. 그리고 이안은 노숙자와 클럽에서 도망치면서 지하주차장의 차를 훔쳐서 달아난다. 하필 검은색과 크롬색이 더해진 험머다. 도망가야 하는 사람들 치고는 너무 눈에 띄는 차를 훔쳤다. 그들이 차를 훔치는 상황을 보면 바로 뒤에 검은색 세단이 있었는데 굳이 험머를 훔친다. 혹시 '더 락'처럼 저걸로 걸출한 카체이싱이라도 찍을 줄 알았는데 영화가 끝날때까지 정말 소중하게 다루면서 탄다. 험머 H-3 가장 최신 모델인 2010년식도 중고차 2700만원이다.

7. 결론: '유체이탈자'는 액션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액션이 전부는 아니다.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필요할 때 액션을 했고 액션을 하는 그 순간에 공을 들였다. 그래서 이 영화의 액션은 플롯에 귀속된다. 그만큼 감독은 이 이야기에 강한 자신감이 있었다. 그 자신감이 오히려 영화를 심심하게 만드는 패착이 된 것 같다. 기억에 남는 대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말맛이 없고 이는 캐릭터가 심심하고 흐려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신세계'가 어떻게 성공을 거뒀는지 기억해야 한다. '신세계'는 순전히 대사와 캐릭터로 성공을 거뒀다. 이건 이야기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2개0개

·2.5
액션 영화로서의 잠재력은 매우 충만하지만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반강제로 개봉을 연기하면서 '창고 영화'를 자처하게 된 작품이 많이 생겨났습니다.(보통 '창고 영화'는 촬영을 일찍이 마쳤음에도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 개봉이 늦어지는 작품들을 일컫죠) <유체이탈자>도 코로나로 인해 창고로 들어간 작품이었습니다. 독특한 소재가 눈에 띄었고 이제는 배우로서의 존재감이 더 확실한 윤계상의 주연 작품이기에 나름대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야라도 만나게 되어 참 반가운(?)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대를 했던 포인트, 그러니까 신선한 소재에 대해서는 실망이 더 컸습니다. 영화 초반, CG를 이용해 의식이 이동하는 장면을 표현한 것은 소재의 신선함을 살리는 것은 물론 이를 관객들에게 인상적이고 위압감이 있는 모습으로 전달해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되면서 이 소재의 진상이 드러날수록 소재의 매력은 깎이고 설득력도 충분하지 않아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 특히 신선하지만 과하게 복잡한 소재를 설명하기 위해 영화 후반부, 긴 흐름으로 플래시백을 사용한 장면은 영화의 템포를 깎아먹기까지 합니다. 신선한 소재로 기대감을 산 작품이지만 오히려 이 소재가 독이 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정작 영화의 장점은 다른 포인트에 있었습니다. <유체이탈자>는 좋은 액션 영화로서의 가능성을 한껏 품은 작품입니다. 그만큼 이 영화의 액션 시퀀스는 질적인 측면에 있어서 꽤나 뛰어난 편입니다. 다수의 합을 빠르게 주고받는 식으로 액션이 설계가 되어 있으면서도 이를 정신없거나 혼란스럽지 않게, 관객들이 그 액션과 리액션을 포착하여 해당 장면이 주는 타격감을 잘 느낄 수 있도록 촬영되었습니다. 특히 별다른 앵글의 이동 없이, 좁은 공간에서 손을 중심으로 한 타격을 주고받는 아파트에서의 일대 일 액션씬은 이 영화의 액션이 기본기가 튼튼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며 영화 후반부, 클럽에서 벌어지는 액션씬은 공간과의 호응, 역동적인 카메라 워킹까지 더해져 액션이 주는 쾌감을 극대화합니다.



윤재근 감독이 차기작은 순도 높은 액션 영화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체이탈자>는 액션 영화로서의 가능성만큼은 충분한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액션씬의 분량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 그러한 만큼 소재를 풀어나가는 이야기로서의 힘을 더 준 작품이라는 점인데 이야기에서 아쉬움이 느껴져 영화 전체의 인상이 아쉽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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